공장에서 익숙하지 않은 기계 쓰다가 ‘손가락’ 절단되고 병원 실려가는 썰

2022. 3. 15. 13:21유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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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다가 손가락 잘린 썰 푼다

 

공장에서 기계를 다루는 사람들 분명 많이 계실거라 생각함

이따금씩 기계 다루는게 익숙하여

기계의 위험을 잊고 다쳐도 크게 안 다치겠지 하는

안일한 마음을 가지시지 않게 하기 위하여

 

부족하나 본인이 11년 전에 겪었던 사고를 작성해보려 함

때는 2011년 7월 6일, 날짜를 정확하게 기억하는 이유는

사고당한 날은 절대 잊을 수가 없어서임.

 

학교 방학으로 등록금이나 벌자는 생각에

친구와 함께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알바를 함

알바답게 기계쪽으로는 얼씬도 못하게 하고

포장 및 운반 등

 

비교적 쉬운 업무를 주로 하며 열심히 일하는 중이였음

알바를 시작한지는 대충 2주 쯤 됐었던 걸로 기억함

방학과 동시에 거의 바로 일을 시작했으니까

 

페이도 나쁘지 않았고 일도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기에

친구랑 점심 먹고 근로자 쉼터에 누워서 낮잠도 자고

근무환경 자체도 하는 일에 비해 좋았던 것으로 기억함

문제는 그 날 저녁,

 

원래 프레셔 기계를 담당하시는 직원분이 따로 계셨는데

당일 연차로 자리가 비었었고

잔업을 해서 발주를 좀 맞춰야 하는 상황이 발생함

친구는 주로 운반쪽을 담당하여 기계를 만진적 조차 없었고,

필자는 포장쪽에 있다보니

 

상대적으로 제조쪽 일도 가끔 도와주던 상황

그 와중에 프레셔를 사용하여

물품을 압축시키는 파트 쪽의 일을 가끔 맡아서 했던터라

당시 현장반장이 9시까지의 잔업을 부탁했고

나 또한 시급 1.5배 쳐주는데

 

3시간 정도만 더 하고 가자는 생각으로

기계에 앉아 프레셔를 작동하며 작업을 진행했음

평소에는 센서가 가동되어 손이 프레셔 안에 있으면

발판으로 밟아도 내려가지 않기 때문에

위험한 기계지만 비교적 안전한?

 

그런 안일하다면 안일한 생각으로 잔업을 시작했음

6시부터 시작한 잔업은 6시 40분정도 까지 이어졌고,

10분의 휴식시간을 곧 앞둔

50분에 2분이 모자랐던 48분

내 인생을 바꾼 사고가 일어나고 말았음

 

프레셔의 센서가 고장이 나 있다는걸

나에게 알려주지 않았던 현장반장,

‘2분뒤면 쉬네’ 하며

안일한 생각을 한 본인의 생각이 콜라보되어

프레셔 안에 손을 넣고 있던 내가 모르고 발판을 밟아

프레셔기가 손가락을 눌러버림

 

순간 아 따거! 하면서 손을 빼냈는데

느낌상 뭔가 잘못된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순간

손가락에서 솓구치는 피가 날 패닉 상태로 만들더라

“어..어…….어???????” 하는 소리와

피는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고

 

그걸 목격한 현장반장은

“아이고 00아! 아이고 00아!!! 이걸 어째”

이러면서 둘 다 제정신이 아니였던 상황

주변에 일하시던 분들이 몰려오고

 

어쩌냐며 전부 발만 동동 구르고 있을 때

여기서 나라도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진짜 죽을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정신도 없는데

뜯어져 나간 손가락 부터 찾기 시작함

 

후에 병원에서 들었던 말인데

프레셔에 눌렸을 때 손을 바로 빼서 뜯겨져 나간거지,

 

그냥 가만히 있었으면 그냥 압착되었을 꺼라고 함

아무튼 현장반장은

“아이고 난 이제 죽었다, 죽었다” 이러고 있길래

“반장님 전 진짜 죽게 생겼습니다 119좀 불러주세요 빨리요”

하고 구급차부터 부르게 하고

프레셔 옆 톱밥 쌓여있는곳에서

뜯겨져나간 엄지 한마디를 찾음

 

찾고나서 바로 얼음이 담긴 비닐봉지에 넣어뒀는데

이 때 안거지만 이렇게 두면 괴사할 위험이 더 크다고

의사 양반이 앞으로는 물에 안 닿게 밀봉해서 담아와야 한다고 했음.

 

앞으로 이런일 안겪을 껀데요 하고 받아치기는 했는데

어쨌든 수건으로 다친부분을 감싸고 있던 와중

친구가 일하던 운반파트는 조금 떨어져있던 곳이라

지금 이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었고

나는 무슨 생각인지 그래도 친구한테는

이 상황을 말해줘야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야 나 병원 간다”

“왜?”

“손가락 짤렸다”

“?뭔 개소리야?”

“아무튼 다녀올께 자세한 건 반장님한테 물어봐”

이러고 구급차 기다리고 있었음

10분쯤 지나서 구급차 오고 바로 응급실로 이송됨

이송되던 와중에 심장 밑부분에서 출혈이 심하기 때문에

 

손을 머리 위로 들고 타야 해서

눕지도 못하고 앉아서 이동함.

위기탈출 넘버원에서 봤던 거였는데

내가 실제로 행할 줄이야

 

그나마 다행인 것은 사장님이 그나마 깨어있던 분이라

응 난 몰라 시전하지 않고

내 옆에서 계속 괜찮다고 꼭 붙어서 같이 병원까지 이동해주셨음

 

이동하던 와중 부모님께 전화드림

부모님도 퇴근중 바로 차를 돌려

병원으로 오신다고 하시며 전화를 끊었고

응급실에 들어간 후 응급수술 잡고 기다리고 있는데

부모님이 오셔서 나를 보더니

어머니는 미친듯이 울고 계시고

아버님도 착잡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계셨음

사장님과 부모님이 대화를 나누시고

사장님은 무조건 죄송하다고

모든 치료 및 보상은 저희가 진행해 드릴꺼라고 안심시켜주셔서

그나마 불행중 다행이라고 해야되나

아무튼 다행히 일사천리로 수술대에 올라가게 됐음

그당시 정말 무서웠기 때문에

의사선생님한테 일부러 헛소리 많이함

수술실에서는 당시 유행하던

나가수 메들리를 틀어놓고 계셨는데

 

김범수의 ‘님과 함께’가 나오고 있었음

뭔 생각인지 의사선생님한테

“임재범 노래 틀어주시면 안돼요?” 라고 했고

의사양반도 나름 위트가 있는 양반인지

“어차피 다음노래 그거니까 걱정마시고 수술받으세요”

“아 이런 머쓱하네요”

하면서 오른쪽 팔만 마취를 하고 수술을 진행함

 

너무 무서워서 그렇게라도 안 하면 못 버틸 것 같았음.

수술과정은 생각보다 간단하면서도 정말 무서웠던게,

옆에서 수술도구로 서걱서걱, 기계 위이이잉 소리 등등

그게 가감없이 다 들리니까 너무 무서운거임

칸막이로 막아놔서 다행이긴 했는데

사운드는 어떻게 안되잖음.

 

노래고 뭐고 진짜 너무 무서워서

의사 양반한테 계속 말걸었음

그래도 의사양반이 계속 받아주면서

괜찮다. 무서운거. 이해한다. 계속 말 거는게

오히려 환자 상태 확인하기 좋다면서 받아줌

 

손가락 절단 환자가 많이 하는 말이

“이 상황이 믿기지가 않는다” 라고 많이 한다 하던데,

나도 진짜 이 상황이 믿기지가 않았음.

아직도 가끔 연락드리는 의사양반임

 

수술은 다행히 1시간정도의 시간으로 잘 마무리 되었고

문제는 일단 붙이기는 했는데

이게 제기능을 하느냐의 문제였지..

괴사가 되면 다시 절단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해서

그럴꺼면 뭐하러 붙였어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나왔지만

그러면 안되잖음.

 

내 회복력을 믿는 수밖에 없다며 경과를 지켜보자고 하심

사실 그게 맞는 말인게

혹여나 잘 붙을꺼라고 했다가 안 붙으면

그건 그거대로 문제가 되니까

이해하며 수술실을 나와 입원실로 자리를 옮김

봉합이 됐다 하더라도 피는 계속 흘러나오기 때문에

하루는 어머니가 밤새워주시며

손에서 나오는 피 닦아주셨고

다음날 부터는 사장님이 간병인 분까지 고용해주셔서

어머니가 하실 일이 줄었음

 

수술 후 3일 째까지는 죽을정도로 아팠는데

그 이후에는 계속 약 맞고 그래서 그런지

잠을 많이 자서 아픈지도 몰랐고

그래도 수술 경과는 괜찮은지 점점 아물어가는게 보임

 

물론 피는 계속 질질 샜었음.

수술 후 5일 째 친구들 병문안 옴

하도 심심해서 올 때 만화책 좀 사다달라고 했는데

단 한 새끼도 안사옴

 

와가지고는 음료수 없냐 먹을거 없냐 그러고

너 이제 숫자 9개까지 밖에 못 세네? 이러고

제로게임 한판 하자고 하고

하나빼기 하자고 하고 이 개ㅅh끼들

어머니 계셨으면 이새1끼들도

내 병실에서 같이 누워있었을듯

다행히 수술 경과는 매우 괜찮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아물어지기 시작함

물론 완전하게 낫지는 못함

손톱 일부분이 안 자라더라고

그래도 한 마디 없이 사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상황이 됐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하는 생각을 가짐

 

병원비나 수술비, 그 외 피해보상 등

사장님께서 다 지불해주셨고

감사하게도 용돈하라고 100만원 따로 주심

사장님한테도 가끔 연락드리고 있음 그래도 좋으신분임

아무튼 내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고

나야 엄청 다행히 봉합이 돼서

아무런 지장없이 살지만..

 

혹시나 기계를 쓰는 애들은

항상 기계의 안전은 100%가 아니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베테랑이라고 허투루 보면 큰 피를 보게 되기 마련임

 

주변에 기계 쓰는 사람 있으면 그냥 조심하라고 매일매일 말해주셈

손가락이 이렇다보니까 인생이 많이 바뀌긴 했지만..

그래도 지금은 직장도 잘구하고

결혼해서 잘먹고 잘살고 있음

 

걱정 검지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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